Resistor/ 저항

3 분 소요

회사생활 15년동안 했었던 Hardware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항

회로이론을 배우면 가장 먼저 배우는게 저항이다.
가장 기초적이며 가장 쉽지만, 의외로 너무 쉽게 생각해서 큰 코 다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엔 그 큰 코 다치는 경우를 주로 이야기해보자.

Resistor
저항



저항의 사용 목적

저항은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고, 전압을 떨어뜨리며, 열을 발생시키고, 부피를 차지한다.
이야기만 해놓고 보면 이런걸 왜 써야 하는가. 마치 빌런같은 존재로 느껴지는데 (반대로 캐패시터는 든든한 아군처럼 느껴지곤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저항값은 줄이는 것을 목표로 그렇게 애를 쓰면서 설계를 한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어떤 곳은 저항을 높이는게 필요하고, 또 어떤 곳은 저항을 낮추는게 필요하고. 때론 적절한 저항을 유지시키는게 목적인 곳도 있다. 가령 절연 저항의 경우 높이면 높일수록 유리하겠지. 어떤 특정 레퍼런스 전압을 사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로 1M ohm 이나, 더 큰 저항을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반대로 전력선의 저항이나, 고속신호선의 저항은 낮출수록 유리하다. 그리고 일반적인 레퍼런스 신호나, 통신선, 신호 노이즈필터의 경우 적절한 저항값을 유지시켜서 신호의 안정성을 도모하기도 한다.



표준저항값

저항값을 설정할때, 캐패시터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원하는 값을 딱 맞춰 쓸수가 없다.
가령, 3.141592 k ohm이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설마)
그 값에 맞춘 저항을 커스텀 오더를 통해 주문은 할 수 있겠다마는….(해주긴 해주더라. 한 100만개쯤 주문하면 잘해주시더라만…)
다른 저항 고작 4~10원밖에 안하는데 그 커스텀 저항에 1만원을 쓰겠다고 하면, 이 회로도를 검수해주는 분에게 아주 사랑스러운 샤우팅을 들을 수 있겠다.

그럼 어떤 값의 저항들이 있는가. 이걸 표준저항값이라고 한다. 어떻게 제정되었고, 어떤 공식으로 만들어졌는지는 참고 사이트 가보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도 이번에 조사하면서 처음 알았네. 오호라.. https://eepower.com/resistor-guide/resistor-standards-and-codes/resistor-values/#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1952년 IEC를 통해 제정되었고, 제정되는 당시 “Preferred Value” 또는 “E-Series” 라는 명칭으로 만들어졌는데 규격번호는 IEC 60063:1963라고 한다. 소소한 TMI네. 기하급수형태의 아이디어는 1870년대의 아이디어라고한다. (프랑스군 장교이자 엔지니어인 샤를 르나르라고 한다.https://en.wikipedia.org/wiki/Charles_Renard)

E-Series라는 이 숫자는 10진수의 단위를 로그스케일로 나눈 단계인데, 로그스케일을 쓰게 되면서, 앞수와 뒷수간의 간격이 일정한 배수를 띄게 된다. 이는 각 숫자의 오차범위가 다음 숫자를 침범하지 않는 식으로 구성되는 효과를 가진다.

말이 어려우니 예시를 보자. 가령 E12는 10~100사이를 로그사이즈로 12단계를 나누면 된다. 각 단위의 크기는 $10^{(\frac{1}{12})}=1.21배$ 로 정의된다. 따라서 10 다음에 정해지는 숫자는 1.21배인 12.1 이 된다. 만약 저항이 최대 10%의 오차를 가진다면 10ohm 은 9~11ohm이 되고, 12.1ohm은 10.89~13.3ohm 사이의 값을 가지므로 살짝 겹치는 범위를 가지지만 어느정도 구분됨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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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2시리즈의 저항값을 보여주는 그래프, EEPower.com

어쨌거나, 앞서 소개한 eepower.com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저런 기준으로 만들어진 토대로 보통 화면에 하나 띄워놓고 저항값을 섬세하게 고르는 나를 찾게 된다.
어떤 값을 기준으로 설정하는지는 업계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내 개인적인 선호는 5%저항의 표준저항값을 놓고 5%로 설정할지 1%로 설정할지 곰곰히 따져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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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5% 준저항값

5%냐, 1%냐.

저항값은 보통 5%값을 일반적으로 많이 썼다. 보통 GPIO의 Pull-up/Pull-down 용으로 많이 썼다. 정밀도에 민감하지 않고 단순히 On/OFF로만 잘 동작하면 될땐 5% 저항이 가장 구해쓰기 좋았다. (값이 싸단 이야기)

그러면 높은 정밀도의 저항은 어떤때 쓰는가.

대게는 레퍼런스 전압을 생성할때 많이 쓴다. OP-amp에서 비교의 기준이 되는 전압값을 설정한다던가, DC-DC converter의 출력전압의 feedback전압값을 설정할때 1% 저항값을 쓰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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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R23630 DC-DC 컨버터의 회로도. 여기서 R_FBT와 R_FBB에 1%저항을 선정하는게 좋다.

그럼 0.5%저항을 쓰는게 더 좋지 않는가 했을때, 당연히 좋다.. 다만 가격이 올라가는걸 생각해보면 대량생산에 굳이 0.5%가 필요한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아무생각없이 0.5%저항의 사용을 남발한다면 생산관리와 원가관리팀의 따사로운 시선을 느낄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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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1%와 5%의 가격차이는 크지 않다만..0.5%는 많이 다르다.

그러면 엔지니어로서, 5%의 사용과 1%의 사용이 얼마나 큰 차이를 내는가 한번쯤 계산해볼 수 있다.
다시금, 앞서 봤던 DC-DC 컨버터를 가져와보자. R_FBT 와 R_FBB 저항은 출력전압을 전압분배법칙을 이용하여 IC의 FB Pin에 1V 공급해주기 위해 설정한다. 이 값을 보고 DC-DC 컨버터 IC는 스위칭 Duty를 올릴지, 아니면 낮출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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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핀으로 1V가 흘러가야 한다.

5V가 나올떼, V_FB가 1V가 되게 하려면, 1/5를 해주면 된다. 즉 저항값의 비율은 R_FBT : R_FBB = 4 : 1 로 만들면 된다.
자.. 이제 더 위로 올라가 표준저항값을 찾아보자. 4:1를 만들 수 있는가? 절묘한 빡침이 밀려오않는가? 그렇다. 숫자가 안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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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맞는 수라면 12k : 3k 로 쓰면 좋은데, 회로에 이걸 위해 잘 안쓰는 저항 2개를 써야 한다면 매우 아깝다. BOM 리스트의 깍두기 같달까. 그나마 리스트 중에서 흔한 건 10k인데 (OP-AMP 같은 증폭기에서 많이 쓴다) 이것하고 20k 저항 두개를 쓰자니, 이젠 공간이 아깝다.

그러면 이제 남은 선택은..39k와 10k를 조합하려 한다. 그럼 출력전원이 4.9V인데….괜찮나? ..이 전원에 연결된 다른 IC들을 주욱 훑어 보는거다.
저기.. 4.9V도 괜찮으신가요? (엥?)

그런데 저게 4.9V가 정확히 나온다는 보장은 있던가? 이제 그걸 계산해봐야 한다. 이럴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이 Monte-Carlo 법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난수 생성한단 소리다. 저항값을 +/- 1% 오차범위를 두어 난수로 생성해보자. (엑셀함수는 randombetween(99%저항값,101%저항값)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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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한 1~3만개정도 해봐야 하지만, 약식으로 15개만 해보자.

이렇게 계산해보면, 4.9V에서 +/- 0.06V (표준편차의 3배, 3시그마라고도 한다)의 오차가 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이제 궁금한것. 그럼 5% 저항을 쓰면? 안봐도 비디오로 엉망이겠지만, 핵심은 얼마나 엉망인거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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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도 틀어지고, 표준편차도 크다.

이제 이 결과를 품질 담당부서나, 다른 담당자들과 이야기하면 된다.

  • 조금 저렴하게 만들려면 4.9V +/-0.06V 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다만, 주변 시스템의 최저입력전원을 확인해야 합니다.
  • 더 싸게 만들려면 4.95V +/-0.37V 가 됩니다. 이 경우는 최저 전압이 4.6V이하가 되므로, 이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 만약 정확한 전압이 필요하면 12k / 3k ohm 으로 맞출 순 있습니다. 다만 부품 가짓수가 늘어날 것이고, 전압의 정확도는 000~000입니다.

회로 설계하다보면 이런 식으로 계산해서 가야 할 일이 많아질 것이다. 이참에 한번 익혀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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